외식

등록일 2015.01.26


남조선에 와서 얼마 안 됐을 때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여기 한국에서는 외식만 줄여도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

바로 공감이 갔다. 왜냐하면 처음 남조선에 입국했을 때 음식점 간판들이 너무 많은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때 “여기서는 집에서 안 해 먹고 다들 밖에서 사 먹나?”하며 혀를 끌끌 찼던 기억이 난다.

알고 보니 남조선에는 전국적으로 음식점이 60만개 정도는 된다고 한다. 남조선인구가 5000만 명이니 인구 80명 당 음식점이 한 개 꼴인 셈이다. 많기도 하지! 음식점이 많다는 건 그만큼 먹을 것이 풍족하다는 것, 먹을 것이 흔하면 자연히 랑비도 많아지는 법이다.

한 가지 사실에 엄청 놀랐다. 남조선에서 1년 동안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비용이 북조선의 전체 주민들이 일 년 동안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라는 것, 민족의 한쪽 땅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해 고통당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아까운 음식이 버려지고 있다는 생각에 허탈해졌다.

나부터라도 음식물을 랑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만큼 사고, 먹을 만큼 조리하고, 외식도 극력 피하리라 마음먹었다. 외식을 하면 손에 물을 안 묻혀도 되니 주부 립장에서는 편하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바로 그래서 외식은 습관이 되고 끝이 없을 거란 생각에 스스로 다짐을 두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있었다. 외식은 원래 남조선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습관이니까, 외식이란 말조차 없는 북조선에서 살다왔으니 외식을 피하는 것쯤은 그리 어렵지 않겠지,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중략>

댓글 (총 0 개)
 
덧글 입력박스
덧글모듈
0 / 1200 bytes

VOICE - 2030 당신의 목소리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