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등록일 2015.02.09


자정이 다 되어 자려고 누웠는데 느닷없이 딸아이가 텔레비죤을 켰다. 재방송 통로로 못 봤던 드라마를 한편 보고 잔다는 거다.

“내일이 쉬는 날도 아니잖아. 아침 일찍 학교 가야하는데 그만 자야지”

하지만 딸아이는 언제나처럼 막무가내다. 걱정이 되었지만 막 잠이 쏟아지는 지라 그냥 자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딸아이는 등교시간이 되었는데도 도무지 일어나질 못했다. 한참동안 흔들어 깨워서야 겨우 일어났는데 밥 먹을 시간조차 없어 그냥 가야 했다. 하도 한심하고 못 마땅해서 지청구를 해댔더니 듣고 있는지, 먹고 있는지, 그냥 또 잔소리가 시작됐다는 표정이다. 부랴부랴 준비하던 딸아이는 이내 휭- 하고 나가버렸다. 얼마나 얄밉던지, 그 나이 땐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도 영 속상하기만 했다.

문득 남한의 신세대 가수 아이유가 부르는 "잔소리"란 노래가 생각났다.

늦게 다니지 좀 마, 술은 멀리 좀 해봐
열 살짜리 애처럼 말을 안 듣니
정말 웃음만 나와 누가 누굴 보고 아이라 하는지
정말 웃음만 나와 싫은 얘기 하게 되는 내 맘을 몰라

어쩜 그리도 사람마음 잘 담아냈는지, 꼭 우리 딸아이의 모습이다. 남한에서 이 노래는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물론 그 가수가 노래를 참 잘 부르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가사내용 때문에 더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 같다. 듣는 사람마다 내 딸 같고, 내 녀동생 같고, 내 누나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니까,

장윤정이라는 가수가 멋들어지게 부르는 “어마나"라는 노래도 그렇다. 남자에 대한 녀자의 마음을 장난 궂게 담아낸 이 노래는 나오자마자 남녀로소 할 것 없이 널리 불렸는데 덕분에 그 가수는 금방 유명해졌다. 남한 노래들은 다 이렇게 생활그대로를 진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마치도 흘러가는 생활의 한 단면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고 자주 흥얼거리게 된다.

북한에도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휘파람”노래가 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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