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개혁개방

등록일 2015.02.10


장: 매주 수요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지금 세계는] 시간입니다. 박지민 기자 자리했습니다. 박지민기자 안녕하세요. 

박: 지난 4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가 군부독재 체제에서 개방에 성공한 미얀마를 예로 들며 북한의 변화가 꼭 정권 교체일 필요는 없다고 얘기했는데요. 오늘은 미얀마의 개혁개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장: 네, 미얀마가 오랜시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독재국가였다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요즘 급성장하고 있잖아요?

박: 네, 미얀마는 1962년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옛 이름이죠, 버마식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50년 넘게 폐쇄 체제를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과 함께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비판을 받았고, 핵무기 개발 의혹과 인권 탄압 등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서, 2003년 미얀마 군부가 민주화를 위한 7단계 계획을 발표하고 2008년에 국민투표를 통해 신헌법을 채택했습니다. 2010년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실시되고, 군부의 박해를 받던 아웅산 수지여사의 가택연금이 해제됐습니다. 그리고는 2011년 출범한 테인 세인 정부가 수출입 통제를 완화하고 이동통신 등 각종 사업권을 국내외 기업에 개방하면서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현금 거래가 왕성히 일어나고 있고, 2000달러나 하던 휴대전화에 정보를 담는 칩의 가격은 1.5달러로 떨어졌습니다. 미얀마가 올해도 이런 경제 발전에 탄력을 밭아서 경제 개발 계획과 외국의 차관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에 필요한 환경을 개선하고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할 으로 보입니다.

장: 경제개혁을 강도 높게 단행하면서 미얀마의 연간 성장률도 높은 비율로 성장하고 있잖아요?

박: 그렇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미얀마 경제가 앞으로 10년간 연 7~8%를 성장해서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2000~3000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미얀마를 '아시아의 떠오르는 스타'라고 표현했습니다. 세계무역의 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도 미얀마가 앞으로 몇 년간 연평균 8.2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2010년까지 미얀마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4.7%였는데요. 그에 2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또한  2003년에서 2004년 사이 1억달러도 안됐던 미얀마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테인 세인 정부 출범 이후 2013년에서 2014년 사이에는 41억 달러로 40배 늘어났습니다. 외국 기업도 몰려들고 있습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미얀마 정치, 경제 활동의 중심지인 양곤에만 일본 대형 종합상사 직원들이 1000명가량 들어오면서 임금과 부동산 가격도 치솟고 있습니다.

장: 미얀마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빨리 성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미얀마의 발전은 사실 군부 독재 체제에서 권력 1인자가 결심하지 않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잖아요?

박: 네, 사실 앞서 2003년에 미얀마 정부가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언제 하겠다는 기간이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2007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쿠바 등과 함께 미얀마를 '최악의 독재국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4년 뒤인 2011년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미얀마를 방문했고,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얀마 지도자들과 협력을 약속했는데요.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큰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당시 중동을 휩쓸었던 민주화 혁명에 충격을 받고 적극적인 개혁에 나섰습니다. 또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등에 지고 나라를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정권 내부에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최고 지도자가 변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줘 돌파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동등한 정치적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주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했다고 미얀마 정부 관계자가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체제 전환은 '힘들지만 지금도 62%의 미얀마인이 미얀마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 이런 개혁은 서방이 미얀마에 가하고 있는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내건 핵심 조건사항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짧은 시간에 변화하게 된 것 같아요.

박: 더불어서 세인 테인 대통령은 서방의 인권 개선 요구에 대응해 인권기구도 설치했습니다. 이 같은 속도전에 국제사회가 깜짝 놀랐는데요. 이에 미국 등 서방도 미얀마의 노력에 적극 화답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2년 미얀마와 대사급 관계를 22년 만에 복원했고, 경제 제재도 일부 완화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테인 세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관계 정상화의 정점을 찍었는데요. 이후 미국은 미얀마를 체제 전환의 '모범 사례'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장: 앞서 미얀마의 경제 성장에 대해서 얘기했었는데요. 체제 전환으로 얻은 경제 성장이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잖아요?

박: 네, 미얀마는 체제 전환으로 사업 기회가 열리면서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국민 대부분이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면서 외국인의 미얀마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경제계를 대표하는 윈 아웅 미얀마 상공회의소 회장은 "미얀마가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가 아직은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세계은행은 작년 기업 환경 평가에서 미얀마를 189개 조사 대상국 중 177위로 평가했는데요. 미얀마가 현재 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커보입니다.

장: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리네요. 만약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한다면, 북한도 가능성의 땅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박: 최근 북한이 외국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고, 러시아 등 다른 나라와 경제협력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주(駐)미얀마 북한 대사가 두 달 전쯤 나를 찾아와 평양에 방문해 북한의 경제 전문가들과 공동 세미나를 열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 세미나를 통해서 미얀마가 어떻게 개혁·개방을 했으며, 체제 전환 과정에서 미국·유럽·중국·인도를 어떻게 인식했는가 등에 대해 북한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 미얀마는 군부 시절 북한과 자주 비교가 되는 나라였어요. 중국과 긴 국경을 접하고 있고, 서방의 경제 제재 때문에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미얀마가 개혁개방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을 때 미국은 환영했지만 중국은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박: 당연히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미얀마의 개혁·개방을 환영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했는데요. 그래서 미얀마의 정부 그리고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서 개혁·개방이 대중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미얀마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몸값을 올리며 개혁·개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잘 펼친 셈입니다.

장: 강대국들 사이에서 미얀마가 원하는 것을 잘 얻어낸 것 같은데요. 북한이 미얀마의 성공사례를 잘 받아들여서 북한 경제도 살리고 주민들도 먹고 살기 좋은 나라가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지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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