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표정

등록일 2015.04.14


학교에서 돌아온 어린 딸아이 얼굴이 오늘따라 더 환하다. 신발을 벗어놓기 바쁘게 재잘거리는 수다가 간식을 먹으면서도 계속된다.

"엄마, 나 오늘 칭찬 들었다, 친구들이 나 보고 그림두 잘 그리구 공부두 잘 한대. 얼굴두 예쁘구."

듣고 보니 학교 수업 끝난 후 친구들끼리 서로 칭찬해주기를 했다는 것이다. 딸아이만이 아니라 친구들 모두가 돌아가면서 칭찬을 주고받은 것이다. 그게 그렇게도 좋은가? 하기야 어른들도 칭찬해주면 좋아하는데 아이들은 더 말해 무엇 하랴, 딸아이처럼 다른 친구들도 집에 가자마자 똑 같이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번진다.

한 달 전에도 딸아이는 그랬었다. 그 애 하는 말이 한 달에 한 번씩 선생님이 그렇게 하도록 시키는데 다들 그 시간을 무척 즐긴다는 것이다. 매번 거의 같은 칭찬을 듣게 되지만 싫증이 안 나고 더구나 칭찬받고 좋아하는 친구의 얼굴을 보게 되면 마음이 더 뿌듯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딸 아이 얼굴이 얼마나 밝고 자신감이 넘치는지, 생각이 참 많아진다.

그 나이 때 나는 북한에서 칭찬보다 비판에 더 익숙해져있었다. 소년단에 입단해서부터 매주 한 번씩 진행되는 생활총화는 그야말로 피하고 싶은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기비판을 하고 또 남을 비판하는 것이 얼마나 싫었던 지 지금 생각하기에도 지긋지긋하다. 자기비판이야 그냥 적당히 하면 되지만 호상비판은 정말 못할 짓이다. 단 둘이 있을 때 남에게 말을 들어도 싫은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격적인 비판을 받게 되면 누군들 좋아하랴, 그것도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는 자존심이 여지없이 파괴되고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 때문에 반발심이 일어 다음번에는 자기를 비판한 그 친구의 행동을 눈여겨봐뒀다가 약점을 잡아 그에게 또 호상비판을 하기도 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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